최근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게 되었는데, 부동산을 증여하는 연령대 중 거의 40% 가까이가 70대이고, 증여받는 사람의 연령대는 50대가 약 27%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2020년만 해도 70세 이상 증여자 비중이 23%대였는데, 지난해부터 그 비중이 30%대를 넘어가더니 계속해서 증가추세인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명 “액티브 시니어 세대”들이 본인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다보니,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시점이 자연스럽게 늦어지게 되면서 나타나게 된 것이라 한다.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70대 이상의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 세대가 많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봤을 때에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인들이 많지만, 세금적으로만 접근해 본다면 부모 세대에서 일궈놓은 재산을 자녀 세대로 이전하기 위한 적정시기를 놓치게 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할 수 있다.
재산구조 재정립
그래서 시니어 세대의 대표님들께 한 가지 제안을 드려보고 싶다. 더 늦기 전에 자녀에게 모든 재산을 증여하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게 아니다. 제안 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대표님의 재산구조를 재정립’ 해보자는 것이다.
만약, 대표님의 재산 보유현황이 비유동자산인 부동산 등에 집중되어 있으시다면, 그 구조를 현금성 자산으로 대체해보면 어떨까? 즉, 재산을 현금화하자는 것인데, 부동산 등의 비유동자산을 현금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자녀에게 양도하는 방법도 있다. 만약 자녀가 취득하는 것이 여러 가지 사유로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하고 현금을 보유하고 사용하시다 나중에 자녀에게 현금증여를 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의사결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의 가치상승이 충분히 예견되어 있고, 대표님께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시다면, 설령 자녀에게 당장 부모님의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자금이 없다 하더라도 훨씬 더 다양한 각도에서 설계를 해볼 수 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전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법인을 운영하시는 대표님께서 개인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시고 자녀로의 재산 이전에 관해 고민이 있으신 상황이라면, 재산이전에 소요되는 세부담을 줄이면서도 보다 안전한 방법이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설계해보실 필요가 있다.
주식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한편, 법인 대표님께서 보유하고 있으신 법인의 주식은 굉장히 높은 재산적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화가 어려워 큰 골칫거리가 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업승계증여특례”와 “가업상속공제”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시면서, 막연하게 이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신 대표님과 자녀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가업상속공제를 성공적으로 받아낼 수만 있다면 법인 주식에 한해서만큼은 상속세 없이도 이전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업상속공제는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중 상속인요건이나 피상속인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빠지는 업무무관자산에 대한 이슈와 상속공제 이후 사후관리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경우라면, 가업승계증여특례와 가업상속공제가 아니더라도 신설법인을 활용해 좀 더 쉽게 승계작업을 진행해볼 수도 있다. 다만, 특허나 인허가문제 등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신설법인으로의 승계가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신설법인 활용이 가능하더라도 기존 회사에 누적되어 있는 잉여금과 회사 보유 부동산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사실관계와 리스크를 사전에 확인해보고, 가업상속공제와 신설법인을 통한 솔루션을 적절하게 혼합하여 시도해 볼 필요도 있겠다.
자녀로의 재산 이전과 가업승계에 대해 지금 당장 급하게 진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시지 못하는 대표님들도 많으실 것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자산승계작업은 그 기간을 길게 두고 접근할수록 그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대표님과 대표님의 가족분들께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되실 수 있도록 반드시 고민해 보시길 권한다. |